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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년 주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체크 업을 받고, 중간중간 불편함이 생기면 늘 의사를 찾아간다.
그런데 미국에는 한국과는 조금 다른 시스템이라서, 처음에 적응하는데에 꽤 애를 먹었다.
물어보는 건 어찌나 많은지 게다가 보험도 챙겨야 되니 헷갈리는게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또 건강 문제니 대화가 조금이라도 확실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그랬다.


미국에서 의사를 방문하려면 (혹은 비싼 진료비를 내지 않으려면) 우선 개인 건강보험이 있어야 하는데, 국가가 보장해 주지 않기 때문에 사설보험회사를 이용해야 한다.
각 주 마다 유명한 보험사가 있으니 가장 대중적인 것으로 고르면 처리도 쉬워진다.
건강보험에는 HMO와 PPO가 있는데, PPO는 프리미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개인적으로 PPO 가입을 추천한다. 보험료가 조금 HMO보다 조금 더 비싸지만, 환자 기본 지불 금액도 낮고, 특히 병이 심각하거나 신경정신과, 테라피스트등은 100% 커버된다.  

아무튼, 건강보험에 가입했으면 In Network에 있는 의사를 찾아야 한다.

집 근처에 병원이 있다고 해도 보험회사와 연계되지 않으면 갈 수가 없기 때문에 보험회사 웹사이트를 통해서 찾아보고 예약 전화를 해야한다. 
네트워크 안에서 진료를 봐야 보험 해택을 받을 수 있고, 보험 없이는 역시 미국의 진료비는 만만치 않기 때문에 보통 접수할 때 건강보험의 유무를 물어본다. 또는 먼저 어떤 보험회사를 취급하는지 물어 볼 수도 있다.
개인이 가입한 건강보험이라 한국의 실비보험의 지불 방식과 유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미국에서는 병원에서 보험사에 진료비를 청구를 한 뒤, 보험사가 병원에 보장되는 금액을 지불한 다음, 병원에서 남은 보험되지 않는 남은 금액을 환자에게 청구하게 된다.
병원에서는 보통 10~20%를 청구하는데 HMO와 PPO에서 보장 퍼센트가 차이가 난다.
Primary Doctor 이라고 해서 가정학 및 내과 진료를 보는 의사가 있는데, 큰 병원으로 가기전 1차적으로 만나게 되는 의사이다.
Primary Doctor를 주기적으로 방문하거나, 아플 때 방문하면 간단한 증상이 아니라면 큰 병원 또는 다른 곳에 가서 검사를 하라며 소견서를 써준다.
그때부터는 대학병원에 있는 과와 같은 외과, 종양과, 신경과 등등 스페셜리스트를 만날 수 있다.
PPO에 가입하면, 소견서 없이 스페셜리스트를 볼 수도 있지만, 그래도 나는 PPO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절차를 준수하고 있다.
의사방문을 하기 위해서는 전화를 걸어서 예약을 해야 하고, 보통 급한상황이 아니면 2주안에 예약을 잡아준다.
나 같은 경우에는 평균적으로 5일 안팎으로 예약을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라면 (열이 갑자기 너무 높다던가, 넘어져서 다쳤는데 피가 나고 있다던가 등)은 얼전트케어(Urgent Care)라고 있는데, 이 곳은 한국의 병원과 같이 예약없이 바로 갈 수가 있다.
보험이 없는 사람도 방문할 수 있기 때문에, 급할 경우를 대비해 집 근처 의 얼전트케어(Urgent Care)가 어디 있는지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응급실은 ER(Emergency Room)로 불리며 큰 사고가 나거나 병원이 문을 닫은 한밤 중에 가면 된다. 진료비는 보험종류에 따라서 보장이 되는데 최소 3천불이 보험회사로 청구되는 것 같다.

보험가입 -> In Network 의사 확인 -> 전화걸어 예약 (급하면 Urgent Care)

병원을 골랐다면 예약을 위해 전화를 걸어, “예약하고 싶은데요” 라고 이야기하면 첫 방문이냐, 혹은 이미 등록된 환자냐 라고 물어본다.
첫 방문이라면 병원에서 의사가 새로운 환자를 받는다면 이름, 생년월일등을 물어보며 전화로 등록을 시켜주며, 새로운 환자를 받을 수 없다면 끊으면 된다.
간혹 의사 여러 명이 함께 근무하는 의료센터라면, 새로운 환자를 받고 있는 의사를 추천해준다.  
이때는 선호하는 의사의 성별을 말해도 괜찮으며, 영어가 불편하다면 한국어를 하는 간호사나 의사가 있는지, 없다면 통역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도 물어보면 좋다.
간단한 체크업 같은 경우에는 휴대폰의 통역기를 사용해도 되지만, 병이 심각할수록, 병원이 클수록 통역서비스(Interpreter Services)를 신청하는 것이 삶의 질을 더 높여 주기 때문에 꼭 물어보시길!!
예약을 할 때 건강보험의 여부도 물어보는데, 전화하기전 건강보험 카드를 미리 준비하면 당황하는 일 없이 스무스하게 진행 할 수 있으니 정신건강에도 좋으니 추천한다. 

예약하기전 건강보험카드 준비하기, 영어가 불편하다면 통역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지 물어보기

병원 방문이 처음이라면 예약시간 보다 20분정도 일찍 도착하는 것이 좋다. 이유는 접수창구에서 4-5장의 종이를 주며 작성하시라고 한다.
거기에는 이름, 생년월일, 주소, 병력등등 환자 정보를 기입하는데, 병력을 기제하는란에서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니 꼭 여유있게 가야 모르는 단어가 나왔어도 휴대폰으로 검색할 시간이 생긴다. 
한국어로도 모르는 병명, 영어로 보니 당췌 뭔말인지 검색하지 않고 서야 알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거짓말로 병력을 기록하고 싶지도 않았고… 😥😣
서류 작성을 마치고 대기실에서 기다리면 간호사가 이름을 호명하며 안내해주는데, 이때 Hi How are you! 한번 이쁘게 날려주면, 현장의 긴장감이 좀 완화된다. 미소에 자신이 있으신 분들은 한번 웃어주시면 더 좋지 않을까 😄
대답도 않고 그냥 간호사를 따라가면,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분위기가 엄청 쑥쑥해진다. 의사를 만나기전 몇번의 관문이 더 남아있기 때문에, 그 시간동안 엄청 어색하다..... 
나는 어색한 침묵이 너무 싫어서, 늘 날씨에 대해 말을 하는 편인데, 침묵도 이겨내시는 분이라면 그냥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
간호사를 따라서 들어가면, 바로 진료실로 안내할 수도 있고,  진료실로 가기 전에 열체크, 몸무게, 키 등을 재기도 한다.
진료실에 들어가면 리클라이너 소파처럼 생긴 의료 의자에 종이가 감싸져 있는 의자가 있다. 

간호사가 따로 말이 없으면, 소지품을 근처의 보조의자에 두고 그 의자에 앉으면 된다. 그럼 이제 간호사가 혈압과 맥박을 재고, 오늘 어떻게 오셨는가 부터 시작해 아주 많은 질문을 한다.
정신 똑바로 차리자! 생각 해 본 적도 없는 건강에 대한 질문이 쏟아진다.
예를 들면 가족의 병력은 어떻게 되냐, 걷고 달리는데에 문제가 있느냐, 큰 수술 한 적 있냐, 댱뇨가 있냐, 최근 12개월 동안 아픈적이 있었냐, 백신은 언제 맞았냐, 비타민, 건강제품등을 포함한 어떤 약을 복용하고 있냐, 생활 안전의 위협이 있냐 등등
알고 있는 한 전부 말해줘야 한다. 이러한 정보는 치료와 처방약의 효과를 높이는데 참고하기 때문에 숨김없이 다 말해 주는 것이 좋다.
대답을 하고 나면, 간호사는 진료실을 떠나고 잠시 기다리면 5분 내로 의사가 입장한다.
여기까지 대충 10분에서 15분정도 걸리게 된다.

첫 방문이라면 20분전에 도착 -> 환자 정보 문항 작성 -> 대기실에서 간호사가 데리러 올때까지 대기 -> 진료실로 이동 -> 혈압 및 맥박 -> 질문에 대답 

의사와의 대화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아픈 곳 또는 방문 목적을 말해주고 묻는 말에 대답하고 혹시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으면 전부 다 물어봐도 된다. 
의사가 트리플 E 의 성향이면, 진료 시간 동안 같이 농담도 하고 스몰 토크도 나눈다.
진료시간은 10분에서 30분정도로 사람과 증상에 따라 다른데, 나는 확실히 1-2분만에 끝나는 한국진료실 보다는 정감이 느껴져 만족하는 편이다. 😄
아주 꼼꼼하게 잘 봐주는 느낌!! 아플 떄 이러한 관심을 받는 것으로도 마음이 조금 진정되는 것 같았다.
약은 CVS, 월그린등에 있는 약국에서 받을 수가 있다. 정해 놓은 약국이 있으면 의사가 그 곳으로 처방전을 디지털로 바로 보낼 것이고, 없다면 접수대에서 체크아웃하면서 처방전을 받아 가면 된다.
이건 한국 시스템과 같기 때문에 딱히 헷갈리거나 하지는 않는다. 다만 약국은 대부분 식품점 안에 있다는것!
이제 진료가 끝났으니 집에 가면 되는데, 접수대에서 체크아웃하며 오늘 지불할 것이 있냐고 물어보면 영수증을 줄 수도 있고, 아님 그냥 가셔도 된다고 할 때도 있다.
나는 늘 가는 곳이면 안녕히 계세요 하고 그냥 걸어서 나가지만 (어짜피 나중에 낼 돈이 있으면 집으로 청구하기 때문에), 첫 방문일 떄는 항상 물어본다. 얼굴을 익히게 되면 나중에 또 편하기도 해서 자주 대화를 시도한다ㅋㅋㅋㅋㅋ 😀
이사를 가거나 보험회사가 바뀌게 되면 의사도 바뀔 수 있는데, 그때는 이전 병원에서 진료한 히스토리를 새로운 병원으로 보내준다.
하지만 환자정보서류 작성은 또 해야한다. 요즘에는 온라인으로 질문지를 만들어서 시간을 줄이는 곳도 생겼지만, 모든 곳이 그렇게 하지는 않기 때문에 주의하시길!
또한 작은병원은 온라인으로 예약이 가능한 곳도 있지만 작동이 잘 안되는 곳이 많기 때문에 전화로 연락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미국은 전화문화가 인터넷 문화보다 더 발달한 곳이기에 무조건 전화가 최고 빠르다. 📱
땅이 넓어서인지, 병원 방문비가 비싸서인지 검사 결과도 직접 와서 듣지 않고 대부분 전화를 해서 알려준다.
난 콜포비아가 좀 있어서 적응하는데 꽤 애를 먹었다.
요즘은 전화가 오면 스피커폰이나 이어폰을 끼고 대화를 하는데 직접적인 전화 같은 느낌이 아니라서 조금 나아져서 예약전화도 곧 잘 하는 편이다.
그래도 언제나 병원에서 오는 전화를 받는것은 늘 긴장이 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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