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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보너스로 뱃살도 없어진다면 당연히 해야죠

8 26성형외과 의사를 만나는 날이다.

아직 수술 날짜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성형외과 의사를 빨리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예약을 급하게 잡다 보니 또 다른 지점으로 방문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집에서 자동차로 한시간 정도 떨어진 작은 규모의 시외지점이었다.

여기 병원의 의사들은 한곳에만 출근하지 않고, 최소 두 지점을 돌아가면 출근한다. 아마 좀 더 기다렸으면 한시간동안 운전해갈 필요는 없었겠지만, 하루 빨리 계획을 세워놔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병원에 가면 늘 하는 관문을 통과하고 (체크인, 몸무게, 혈압, 체온, 정보확인등) 방에 들어가 일회용 진찰상의로 갈아입고 앉아서 기다리니 의사가 들어왔다.

Dr. HD 여성의사로써 (너무좋아!!) 왠지 긴장감이 도는 분위기었다.

꽤 딱딱한 말투였고, 진지했지만, 그날 병원 컴퓨터 로그인에 문제가 생겨서 종이에 그리면서 이야기를 해서 왠지 신뢰성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의사는 진지하게 나의 질문에 모두 답해줬고, 설명도 다 해줬다.

유방재건술에는 두가지의 선택이 있는데 하나는 임플란트 즉 보형물을 넣는 것이고, 두번째는 Diep 프랩(Diep Flap)으로 자가지방이식이었다.

둘다 장점과 단점이 있기에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일단 임플란트를 하면 수술은 3시간내로 간단하지만, 10년마다 새로운 보형물로 갈아줘야 하는 단점이 있다. 

같은 사이즈를 위해 가슴 양쪽모두 보형물을 삽입을 하기 때문에 가슴 사이즈를 결정할 수 있으며, 회복시간이 짧다.

DIEP프랩은 수술시간이 8시간쯤으로 길고, 배를 가르기 때문에 아랫배 비키니라인쪽에 몸을 가로지르는 큰 상처가 생기며 회복시간이 보형물 수술보다 긴 단점이 있다. 

지방을 이식하고 신경을 연결하는 수술을 한 후에는 몇 번에 걸쳐 지방만 주입하는 추가시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장점으로는 자가지방이식인만큼 추후 다른 수술은 필요가 없으며 모양이 아주 자연스러울 것이고 뽀너스로 뱃살이 살아진다!

즉 간단하고 사이즈를 바꾸고 싶으면 보형물을 선택하고, 자연스러우며 추후 수술을 피하고 싶으면 Diep프랩을 선택하면 된다고 하셨다.

고민을 살짝 하지도 않고 난 프랩으로 하기로 했다.

이유는 보너스로 뱃살이 살아진다고 하니 내 평생 꿈이 이루어 지는건가 싶었다.

사실 딱히 가슴사이즈에는 관심이 없고, 10년마다 재수술하는게 마음에 안들어서 한번하고 관리를 잘하자는 쪽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 아니다 솔직히 뱃살사라지는 것때문이다. 확실하다

의사는 지금 결정할 필요는 없고 나중에 첫번째 수술 후 회복을 한 뒤에 결정하면 될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이 후 의사는 수술 후 익스펜더(가슴확장기)를 넣을 자리를 만들기 위해 현재 가슴 사진을 찍었다.

가슴확장기는 다음 가슴재건수술까지 보형물 및 자가지방을 넣을 자리에 피부가 쪼그라 드는것을 방지하며 공간을 늘리기 위해 삽입해 둔다.  

상의 탈의하고 벽앞에 서 있으니 왠지 티비에서 보던 범죄자 사진찍는 것이 생각나서 꽤 쑥쑥했다.

상담이 끝나갈 무렵에는 의사도 나와의 대화에 익숙해 졌는지, 꽤 부드러워 졌고 훈훈한 마음으로 병원을 나갈 수 있었다.

이렇게 또 암의 여정의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모든 유방암 환우분들의 행복과 쾌유를 진심으로 바라며, 조금이나 힘이 되고자 경험을 공유합니다. 부디 마음 무너지지 마시고 희망을 가지고 나아가길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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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유방 MRI는 처음입니다만

 

2024년 822

급하게 잡은 MRI라서 집근처의 병원이 아니라 자동차로 20분 떨어진 같은 병원이지만 시내 중심에 있는 본원으로 가게 되었다.

MRI는 처음이라서 긴장이 되었고, 약간의 폐쇄공포증이 있어서 더욱 불안했다.

그리고 인터넷을 찾아보니 MRI는 시끄럽기도 하고 1시간씩 걸린다고 해서 두려운 마음으로 파트너의 어깨에 메달리다시피 해서 병원으로 들어갔다. 아니 사실 질질 끌려갔을 지도 모른다.

MRI 2시간전에는 금식해야한다고 해서 좋아하는 커피도 못먹고 날은 덥고해서 엄청 징징거렸을 지도 모르겠다.

건물 이동중

체크인을 하고 옷을 갈아입고 대기실에 앉아 있으니, 조형제를 위해서 바늘을 꽂아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이 바늘 보통 IV보다 너무 나 크다!

으어으어으아헝으어 찌르는 동안 꽤 아팠고, 간호사는 테잎을 붙혀주며 바늘이 유연하기 때문에 팔을 움직여도 된다고 했지만 ㅠㅠ 아파서 움직일 엄두도 안났다.

촬영실에서 촬영이 끝난 한분이 나오시고, 내 차례가 되었다.

방으로 들어가니 간호사가 귀마개를 주면서, "MRI는 매우 시끄러워서 촬영하는 동안 귀마개를 하고 있어야 하지만, 이 기계는 최신형으로 스캔이 상당히 빠른기계이기 때문에 10분만 찍으면 됩니다" 라고 하셨다

!! 럭키비키

유방 MRI이라서 기계위에 엎드려야 하는데, 가슴을 옷을 말리는 드라이 행거에 걸어두는 것 처럼 기계에 걸쳐서 엎드려 있어야 했다.

유방 MRI

가슴을 제외한 다른 부위 어깨나 복부는 기계에 걸쳐져 있는데, 소화를 방해하는 기분이 들었다.

기계에 몸을 자연스럽게 걸쳐지고 나면 간호사가 와서 가운을 열어 가슴의 위치를 잡아주고 팔 다리를 편하게 도와준다. 조영제가 잘 들어가는지 확인 한 후에, 촬영이 시작되면 움직이지 말고 스피커로 나오는 말을 들으면 된다라고 했다.

그리고 손에 조그마한 공 같은걸 쥐어주면서, "비상시에 공을 꽉 쥐면 그때엔 검사를 바로 멈추겠다"고 했다.

어떤 비상이 발생하는 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못하겠다 싶으면 공을 쥐어서 알려주면 된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촬영을 그만두는건 아니고 잠시 쉬고 다시 처음부터 해야 한다며 그러니 최대한 10분 버텨보라고 할 수 있다고 응원해 주셨다.

아- 응원 따뜻해

MRI가 시작되니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스피커에서 간호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시작합니다. 시끄럽습니다. 조영제 들어갑니다 등등

촬영내내 불안이 올까봐 눈은 꼭 감고 일부러 아무것도 보지 않았다.

그래서 기계가 촬영동안 실제로 어떻게 되어있는지는 전혀 몰랐다.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냥 어서 빨리 끝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10분이 지난 후에 촬영이 끝났고 기계에서 일어나는데 허리가 뻐근하여 아주 천천히 조금씩 일어났어야 했다. 

간호사는 주사 바늘을 빼고 그 자리에 솜을 놓고 메디컬테이프를  동동감아줬다. 이렇게 꽉 눌러줘야 멍이 안든다며, 몇분동안은 이렇게 하고 있으라고 알려줬다.

처음MRI는 성공적이었다. 무섭지 않았고, 패닉도 오지 않았으며, 간호사는 친절했고, 시간은 짧았다.

유방 MRI로 암이 유방 속에서 얼만큼 분열했는지, 전이는 있는지 어디까지 퍼졌는지 알 수 있기에 그 뒤 수술일정과 계획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그날은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성형외과 상담예약을 한 후에 맛있는 커피한잔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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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가장 심플하게 갑시다

그 날 이후 난 톱스타가 된 것 마냥 병원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일단 외과의사를 만나야 해서 예약을 잡는 전화부터, 현재 상황에 대해 조사하는 전화 (사실 누군지 모르겠다), MRI, CT등등 정신없는 일주일이었다.

드디어 긴 여정의 첫 시작을 했다.

820일 외과의사를 만났다. 이때는 통역하시는 분이 함께 오셨는데 병원에 상주하시는 분인줄 알았지만, 외부 회사에서 오신 분이셨다.

병원에 도착하고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올라가는데 중년의 동양인 여사님이 한분이 같이 타셔서, "? 의외네, 중년의 동양인 여사님이 혼자서 병원을? 문병오셨나?" 했는데 그 분이 통역하시는 분일 줄이야!

접수처에서 서로를 확인하고 쑥쑥하게 대기실에서 앉아있었다.

병원 접수 및 대기실

먼저 인사를 하고 간단한 스몰토크를 한 뒤에 그 분이 병명이 무엇인지 물으셨고 담담히 암,이요 유방암입니다.” 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 분은 아 네에하시고 아무것도 묻지 않으셨다. 좋다. 어설픈 위로보다 단답이 제일 좋다.

잠시 후에 간호사가 이름을 불렀고 나와 나의 파트너인 배우자와 그리고 통역사 분이 함께 진료실로 들어갔다.

미국의 종합병원은 처음 오는데, (사실 종합병원방문이 거의 20년만인듯) 대기실을 떠나서 복도로 들어가면 긴 복도가 있고 오른쪽으로 문이 여러 개가 있다. 각 문에는 방번호가 적혀있고 각 진료실이었다. 

진료실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다른 문이 있는데, 그 안쪽은 큰 공간으로 의사와 간호사등이 대기하면서 모든 진료실이 이어지는 곳으로 되어있다. 

진료실

얼굴이 죽상이 된 한 사람과, 근심이 가득한 한 사람 그리고 아무 표정이 없는 한 사람 이렇게 세사람이 쭈뻣쭈뻣 거리며 진료실에 들어갔을 때, 간호사는 통역이 필요하냐고 물었다.

우리는 , 통역사 함께 왔어요했더니 우리 셋을 보다 나를 보며 "아! 통역사 이시군요" 라고 하더랔ㅋㅋㅋㅋ

그래서 아 아뇨 저는 환자본인입니다라고 했고, 간호사는 몇초간 우리들을 번갈아 쳐다보더니

그러니까….”

제가 환자 본인이고, 여기서 제 파트너 그리고 이 분이 통역사입니다”. 라고 각각 소개를 시켜줬다.

간호사는 처음에 환자인 엄마를 모시고 온 딸과 사위인줄 알았나 보더라.

아아아 나 너무 젊은거지? 암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젊은거지? ㅠㅠㅠ또르르

잠시 체크인 질문과 혈압, 심박수를 제고 의사를 기다렸다.

암 판정을 받은 815일부터 잠에 들 수가 없어서 계속 긴장상태로 있었더니 혈압이 150/95까지 올라갔더라.

어쩐지 얼굴이 뜨겁고 머리가 아프더라

나의 외과의사는 Dr, AL (이니셜로 대처하겠습니다) 진짜 최고였다. 나중에 더 설명하겠지만, 그녀는 진짜 최고다.

우리는 간단하게 스몰토크 (미국은 언제나 스몰토크) 를 하고 병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의사는 친철하지만 단호하게 따뜻하지만 확신하는 목소리로 진료를 했고 우리는 40분정도를 대화했다.

우리 세사람과 의사 그리고 의과학생이 5평정도 되는 진료실에 함께 있다보니 자리가 꽤 좁게 느껴졌다. 

의사가 진단할때 혹시 학생에게 멍울을 만져봐도 되나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 기꺼이!

그런데 왜 자꾸 아재농담이 하고 싶어지는지, 정말 꾹 참았다.

(, 우리 학생이 다음 세대를 책임질 라이징스타인가!  실제로 암덩어리도 만져보고~ 좋은 의사가 되겠어~!) 라는 그러한 별 시덥잖은 농담

글로 적어보니 더 시르다 증말!

이런 시덥잖은 농담을 머릿속으로 생각하며 자책하고 있는 동안 의사는 치료방향을 설명을 했고, 나에게 두가지 옵션을 알려주었다.

우선 수술은 두가지로 부분절제와 전절제가 있었다. 

부분절제를 하게 되면 가슴모양등 모두 살릴 수 있지만, 나중에 방사능치료는 피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의사는 멍울이 4.5센치로 가슴사이즈에 비해서 크기 때문에 부분절제를 하더라도 까다로운 수술이 될 것이라고 덧붙혔다.

전절제(mastectomy)를 하면 유두를 살릴 수 있을지 가슴 모양을 살릴 수 있을지 MRI가 나오기 전까지는 확실히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방사능치료등이 없이 간단히 진행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래도 어떤 경우에서도 추후에 재건술을 해서 가슴모양을 재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전절제를 한다고 했다.

지금 유두를 살리고 자시고 할 처지가 아니었다. 나는 모든것들이 빠르고 간단하게 진행되길 바랬으며 나중에 재건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대답했다.

의사는 한시름 놓은 듯 웃으면서 환자분의 태도가 정말 좋네요! 암에서 빨리 회복하실 겁니다! 저희가 케어해 드리겠습니다!” 라며 칭찬해 줬다.

혈압 때문에 정신은 없었지만 괜히 용기도 더 생기고 마음도 한결 편해졌다.

이렇게 담당의사와 상담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간 후, MRI예약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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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선생님 저는 이제 죽나요

2024년 815

아침부터 전화가 징징지이징 울렸다. "아 받기싫어 난 전화포비아란 말이야!" 라고 생각하면서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받았더니 병원이었다.

의사가 생검결과가 나왔다고 말하며, 안좋은 소식이 있다고 했다.

미국의 대화법 특정상 결론이 먼저 나왔다.

암으로 보입니다, 유감입니다

? 암이요? ? 뭐라구요?

“4센치정도 되는 섬유종 안에서 암을 발견했습니다몇기인지는 나중에 알 수 있지만 지금으로는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뭐라고 하는지 아무것도 안들렸다.

내가 그냥 알고 싶은건 암인지, 몇기인지, 죽는지 안죽는지, 죽는다면 언제 쯤 죽는지 였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드라마로 암을 배운것 같다ㅎㅎ

그래서 "스테이지가 파이널스테이지라고 하셨나요? (완전 잘 못 알아 들었음!)"  물었더니 "아니요 스테이지를 결정하는 것은 수술후에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쩌고저쩌고" 또 말하는데 아 모르겠다 정말.

결국에는 물어봤다.

"그래서 저 죽나요?"

그랬더니 의사는 아주 다급하게 부인하며 아니요 아니요 죽다뇨 안죽습니다. 저희가 케어 할께요!”

저희가 케어 할께요! 저희가 케어 할께요! 저희가 케어 할께요!

이 말이 얼마나 든든하게 들리던지조금은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외과의사와의 예약에 통역서비스가 필요 할 건지 물어 볼 때 아니라고 했지만, 전화를 끊고 난 뒤 잠시 후에 다시 전화해서 통역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했다.

지금도 놀래서 아무말도 안들리는데 아마 그때 쯤이면 스트레스로 제정신이 아닐 것 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화를 끊고는 전혀 다시 잘 수가 없어서 그냥 일어났다.

일나간 파트너님께 문자로 알리고, 덤덤하게 앉아있었다. 옆에 앉아있는 고양이를 쓰다듬으면서 …. 우리 고양이 귀여워요

암이라는 말을 들으면 그냥 아-----무 생각이 없다. 이게 생신지 꿈인지 사실인지 아닌지 뭘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가까운 미래에는 무슨 일이 생기는지 상상할 것 같지만 사실은 머릿속에 아무것도 없다. 마치 세상에 없는 것을 본 것과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 굳이 설명하자면 상상만 하던 UFO가 눈 앞에 나타난 것 같은 기분이랄까.

그런거 나타나본 적 없어서 모르겠지만 비슷하겠지. 실체를 본적이 없어서 경험한 적도 없고 새롭지만 늘 들어왔던 그런 것.

그래서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몰랐다.

그 날 오후에는 테라피스트 예약이 있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지금 제일 어려운 건 엄마에게 암밍아웃을 하는 거라는 것을 깨 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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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아니 저기 손을 왜 잡으시는 거에요

812. 조직검사(Breast Biopsy) 당일.

이 날은 스포츠 브라를 하고 오라고 하셨고, 당일에는 오메가3나 아이비프루펜과 같은 혈류에 영향이 가는 약은 복용하지 말라고 했다.

도착한 다음 파트너님은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나는 옷 갈아입고 초음파실로 들어갔다.

이 날은 촬영 의사분 1명과, 보조 간호사 3, 간호사 인턴1명 총 5명이 초음파실에 함께 있었다.

다들 친절하고 섣부른 농담을 하지 않으며, 따뜻하게 대해줘서 마음이 좀 좋았다.

침대에 누우면 자세를 잡기 위해서 등에 대각선으로 된 베게를 넣어주는데 몸이 기울어져서 왠지 침대에서 미끄러져 흘러내릴 것 같았다.

총생검으로 진행했고 국소마취를 했다. 마취전 피부마취크림을 분포하는 동안 의사와 간호사들이 많은 질문을 했는데 막 생일이 지난 시점이라 생일날 뭘 했냐는 질문을 하는 동시에 의사가 마취제를 쏘았는데 으아! 너무 아프잖아!

왠지 주사 찔린 부분은 움직이면 안된다는 자동적인 생각이 들어서, 몸의 다른쪽 근육에 힘이 들어가며 왜인지 들숨에 숨을 자꾸 멈췄다.

그러는 중 간호사 한명은 만세를 하고 있는 내 손을 꼭 잡아주면서, "생일날 뭐샀어요?" 하는데 왠지 아픔으로 부터 주위를 돌리기 위해 하는 질문인 것 같아 구구절절 대답했다.

뭐 사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런 의무적인 대화

"노트북을 샀는데요! 제가 집에서 일하는데요! 가끔 나가서 일하고 싶은데 이전에 노트북이 너무 무거워서 가벼운걸로 샀어요! 엘쥐에서 나왔는데요오오옥. 아- 코스트코에서 샀어요. 무게가 1키로밖에 안되서 너무 가벼워요오으크윽윽. 비쌌는데 할인 받아서 잘 샀다고 생각해요오욧!!!! 흐흐흐흐"

주절주절주절ㅋㅋㅋ 그 대답사이에 의사와 모든 간호사분들이 "오오~ 네에~ 가벼운노트북 좋죠" 와 "좋아요" 등 리액션을 기막히게 해주셨다.

눈물 날뻔ㅎㅎ

이 대화를 끝으로 통증이 점점 사라졌고, 마취가 되었는듯했다.

나는 "아. 이제 안아프네요" 하고 말했고 텐션 가득했던 분위기는 한결 부드러워졌다.

의사는 "샘플을 5개 채취하니 5번 쏘는데 소리가 커서 좀 놀라실 테니까 하나둘셋 할께요." 하시고 하나 둘 셋 빵! 하나 둘 셋 빵! 이렇게 진행하셨다.

이런걸로 쏘으셨던 것 같기도

------------말 생검으로 채취한 세포덩어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너무 궁금했지만 이미 포르말린 용기에 넣어 정리 되어 버렸다.

그 와중에 궁금증은 진짜하아- 왜그러는 거야 내 자신 !?

다들 나가시고 손 잡아주시던 간호사 한분이 가슴에 지혈을 해주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알고보니 같은 나이에 생일도 한달밖에 차이가 안나서 서로 생일 축한다고 하며, 운동은 요즘 피클볼이 재밌다며 꼭 해보라고 하고, 근처의 크레페 레스토랑이 있는데 한 번 가보라며 서로 추천해주는 작은 대화를 했다.

옷을 갈아입기 전에 다른 간호사 분이 터트리는 아이스팩을 눈앞에서 퐈악 ! 터트리며 주시면서, 가슴에 넣으라고 하시고 오늘 하루는 부어있을 수 있으니 얼음찜질을 계속 해주라고 하셨다

이런걸 꾹 눌러서 퐉! 터트리신다

 

 

 

아~ 이래서 스포츠브라를 입으라고 했구나 단번에 이해가 되었다

타이레놀을 먹으면 아픔이 진정되니 하루 이틀 먹으라고 하셔서 아픈게 싫은 나는 2일동안 4시간씩 꾸준히 먹어줬다

이 날은 병원을 나서며 파트너님과 함께 최애 와플가게에 가서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서 넷플릭스를 보면서 쉬었다.


덧: 미국의료비 궁금하신 분이 계실것 같아서요. 저는 보험회사에서 100% 커버가 되서 아무 비용도 내지 않았지만, 청구서에는 매모그램이 $1,300, 초읍파가 $1,400 정도. 총생검이 $8,900 정도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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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생각보다 안아픈데?

드디어 다가온 85일. 유방조영술(Mammogram) 촬영과 초음파(Imaging) 검사를 위해 병원을 방문했다.

대기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기다리니 촬영기사분이 데릴러 오셨다.

정말 좋았던 것은 모든 진료팀이 여성이라는 점이었다. 물론 환자들도 여자들만 있어서 대기실에서 가운차림으로 앉아 있어도 편안했다.

마모그램은 20살 때 우연찮게 보험에 속한 팩키지가 있어서 딱 한번 해봤는데 정말 아팠던 기억이 있었다. 그때 촬영기사분도 남성분이여서 어린마음에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 ㅠ 

조영술기계 보라색 조명이 맘에든다ㅎㅎ

그런데 이번에는 그때보다 덜 아팠다. 촬영기사님이 20년동안 기술이 발전한 덕분이라고 한다. 아프지 않아서 룰루랄라 검사 받고 유방 초음파를 하려고 대기실에서 기다렸는데, 오른쪽만 다시 마모그램을 한번 더 찍자고 했다.

………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섬유종이라는 것도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 하지 않았다.

확실히 하고 싶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두번을 촬영을 더하고, 대기실에서 초음파를 기다렸다. 대기실에는 폰 사용금지라고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었다.

의자에 앉아서 한 30분정도 기다렸는데 폰을 쓸 수 없었더니 30분이 체감상 1시간은 되는 것 같아서 일찍 일어나기도 해서 살짝 졸았다. 너무 긴장감이 없었던것 같으넼ㅋ

간호사가 데리러 오더니 초음파실로 안내해줘서 함께 초음파실로 들어갔는데, 한국처럼 어두컴컴한 방에 침대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 다른 촬영기계 엄청큰거! 뭔지는 잘 모르지만(MRI 같은) 굉장히 비싸보이는 기계가 방 가운데 놓여 있고 그 옆에 초음파 기계가 벽쪽으로 놓여지고 그 옆에 침대가 있었다.

초음파실

왠지 좀 이상했다.

2명의 보조 간호사와 초음파 전문 의사가 들어와서 촬영을 했는데, 가슴이 치밀유방이라서 자세히 잘 안보인다고 했다.

게다가 혹은 더 조밀해서 확인이 어렵다고 조직검사를 해보자고 했다.

사실 진짜 이때까지도 이상이 없다는 걸 세세히 확인하는 거라고 믿었다. 혹은 믿고 싶었나..?

일주일 후에 조직검사 예약을 잡고 집으로 왔다.

나의 파트너 남편은 지금은 아무것도 모르니까 미리 걱정하지 말자고 했는데, 나는 그제서야 조금씩 걱정이 되었다.

조직검사때에는 파트너가 함께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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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날도 더운데 이러지 맙시다 우리

큰 병원은 자기들이 병원에 직접 전화를 걸어 물어보겠다고 했지만, 소견서를 써준 병원에 확인해 보니 본인들은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두 병원을 돌아가며 전화를 걸어 상황을 해결을 하려고 하는 동안, 주말이 지나가버렸고 짜증과 불안이 엄습해 온 나는 직접 찾아가기로 했다.

병원에 전화를 걸때 마다 자동응답부터 시작해야 해서 통화 한번에 약 20분이 소요된다.

날은 이미 7월이 되었고 드디어 결전의 날 오후1시! 

점심을 든든히 먹고 처음 진료받은 병원으로 가서 팩스가 자꾸 안들어가니, 소견서를 프린트 해주면 내가 큰병원에 가져가겠노라고 했다.

접수처에서는 그 병원이 팩스가 좀 잘 안들어 간다며(그럴꺼면, 알고 있었다면 미리 손에 들려줬어야지! 그냥!) 그러겠노라고 했다.

5분정도 기다려서 프린트를 받았고 이제 큰 병원으로 고고!

다행히 차로 10분거리에 있어서 어렵지 않게 도착했고, 드디어 예약을 잡을 수 있다는 설레임에 유방 초음파과로 들어가서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소견서를 내밀었더니, 이럴수가.. 

소견서에는 "특정한 내용"과 "코드"가 들어가야 하는데 (일반인이 모르는) 그것이 빠져있다고 안된다고 했다.

식빵….. 이라고 속으로 3번정도 외쳤다. 몇 년만에 비속어를 써보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 상황을 장황-----------하게 설명하면서 특히 가슴에 혹이 만져진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랬더니 접수처의 직원이 "그럼 내가 예를 적어줄 테니 그대로 가져가서 적어달라고 알려주라"고 했다.

천사다 천사! 너무 고맙다! 

그래서 고맙다는 말을 연겨푸 하며 곧 돌아오겠다고 하고 예가 적힌 종이를 들고 진료받은 병원으로 다시 갔다.

내가 다시 들어오니 접수처에서 뭔가 잘못된 것을 느꼈는지 벌떡일어서며, "도와드릴까요!?" 라고 유난을 좀 떨으셨던 것 같다.

또 다시 같은 설명을 장황----------- 하게 하며, 종이에 적힌 것 처럼 고쳐주지 않으면 예약을 못해준다고 했더니, 접수원은 진료실로 가더니 다른 사람을 데려왔다.

아마 소견서 담당자인듯.. 또 같은 내용을 설명했다. 아 몇번째냐, 이제는 자면서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분은 내용과 종이를 보더니 미안하다며 잠시만 기다리면 고쳐주겠다며 전산실로 가더니 추가로 2명과 더 이야기를 했다. 그 사람들이 스텝이었는지 간호사인지 의사인지는 모르겠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모르지만, 다들 일을 못함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아서 잠시 나가 머리도 식힐겸 음료를 사온다고 하고 1층으로 내려가 스무디를 샀다.

스트레스에는 맛있는걸 먹어야 한다!

스무디킹에서 딸기스무디 라지! 사이즈로 주문 한 다음 엘리베이터를 타고 진료소로 올라가며 "오늘이 마지막 방문이다. 이제 다시는 여기서 진료 안볼꺼다!" 라 다짐하며 정정된 소견서를 받아서 나왔다.

다시 10분 운전하여 큰병원으로 도착.

접수처에 다른사람이 앉아 있었다. 또 설명해야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번에는 직접 예약은 안받는다하며 전화로 하라고 하시는데, 혈압이 오를 지경이었다. (눈 앞에서 전화걸뻔ㅋ)

다행히 처음 도와준 분이 뒤에서 전화응대를 하고 계셔서 자초지정을 설명해 주셨다.

이로써 드디어 예약을 잡을 수 있었다. 얼마나 긴 여정이었는지 그리고 스트레스인지 게다가 왜 이렇게 더운건지!

초음파와 유방조영술 예약은 8월 5일로 잡혔고, 일정이 다 끝나니 4시였다.

수고했다. 정말 그래도 좀 더 빨리 잡혔으면 좋았을 걸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예약잡은게 어디냐며 위로를 해봤다.

... 개뿔 위로가 되기는 커녕 짜증만 폭발했던 날이었다. 

2주+3시간만에 겨우 얻어낸 예약

🎀모든 유방암 환우분들의 행복과 쾌유를 진심으로 바라며, 조금이나 힘이 되고자 경험을 공유합니다. 부디 마음 무너지지 마시고 희망을 가지고 나아가길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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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암이라고?

살아가면서 누구나 이런 상황이 되면 나는이렇게 해야지라고 생각해 본 적들이 있을 것이다.

로또에 걸리면 아무한테도 말 안하고 일상생활을 즐길꺼야 하는 그런 상상 말이다.

그런데 왜 행복한 상상은 현실이 되는 일이 드물고, 늘 항상 어려운 일들만 현실이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가끔 티비를 보다 암에 걸린 캐릭터가 나오면, 내가 암에 걸리게 된다면, 살아갈 의지가 있을까? 라는 생각은 해봤지만, 절대 현실에서는 마주보기는 싫었고, 현실이라고 해도 80살 정도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이렇게 빨리 찾아올 지는 몰랐다. 막 40살의 생일이 지난 어느 날이었다. 

“조직검사에서 확인해 본 결과 암으로 확인되었습니다”
2024년 8월 15일

2달전 6월말, 생리증후군으로 생긴 가슴통증이 유난히 심했던날, 마사지를 해 주고자 만진 오른쪽 가슴에 딱딱한 고무지우개 같은 것이 느껴졌다.

분명 3일전에 타이마사지 받았을때는 이런 거 없었는데, 3일만에 갑자기?

이럴 수도 있나? 내가 몰랐나? 샤워할떄도 괜찮았는데? 엎드리면 이렇게 아픈데 마사지할 때 몰랐다고? 난 가슴이 작아서 이렇게 큰 혹이 생겼다면 모를 수가 없는데!

참고로 난 AA사이즈로 맞는 와이어 브라가 없….. ㅠㅠㅠㅠㅠ

여러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나의 사랑스러운 배우자는 아무일도 아닐 것이라고 미리 걱정하지말고 의사랑 상의해 보자고 했다.

아무튼 바로 병원에 전화해서 이튿날 예약을 잡을 수 있었다.

담당 의사가 휴가라 없어서 Nurse Practitioner에게 진료를 봤더니, 그 분이 소견서를 써주면서 큰 병원에가서 유방조영술(Mammogram)과 초음파검사(Imaging)를 받으라고 했다.

진료받은 병원에서 큰 병원으로 소견서를 팩스로 보내놓는다고 해서 집으로 와 다음날 병원에 전화를 걸었다.

대체적으로 한가한 오후에 전화를 걸었는데, 큰 병원에서는 팩스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해서, 다시 진료받은 병원에 전화해 팩스를 한번 더 보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전화를 돌리는 사이에 병원 외래 마감시간인 5시가 넘어 전화를 더 이상 걸 수가 없었다.

다음 날 좀 더 일찍 전화를 걸어서 (무려 20분을 대기한뒤) 예약을 잡으려고 했지만, 큰 병원에서는 여전히 팩스가 없다고 했다.

그냥 예약을 잡아 줄 수 있냐고 했더니 소견서 없이는 예약일을 확정지을 수가 없다고 했다. 상황이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처음 가는 곳이라서 길 잃어버릴까 안내표지판을 찍어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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